고소 고발 차이, 누가 신고하느냐가 핵심입니다

“이 사건은 당사자가 직접 고소해야 하나요, 아니면 제가 대신 고발할 수 있나요?”
“경찰서에 신고하면 다 똑같은 것 아닌가요? 용어가 너무 헷갈립니다.”
뉴스나 드라마를 보다 보면 고소 고발이라는 용어가 혼용되어 사용되는 경우를 흔히 접합니다.
얼핏 보면 수사기관에 범죄 사실을 알리고 처벌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행위의 주체(누가)와 그에 따른 절차적 효력에서 명확히 구분되는 개념입니다.
그렇다면 각각 정확히 어떤 상황에서 사용되는 용어이며, 실제 법적 분쟁에서는 어떻게 구분하여 대응해야 하는지 이번 글을 통해 명확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고소와 고발의 법적 의미와 핵심 차이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점은 두 제도를 가르는 결정적인 기준이 바로 누가 신고하는가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1. 고소: 피해 당사자의 의사 표시
고소는 범죄의 직접적인 피해자 또는 법률이 정한 특정한 관계에 있는 고소권자(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등)가 수사기관에 범죄 사실을 신고하고 범인의 처벌을 요구하는 공식적인 의사 표시입니다.
고소의 본질은 단순한 신고나 진정과는 다릅니다. 사기, 폭행, 횡령, 명예훼손, 성범죄 등 개인적 법익을 침해하는 범죄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입은 당사자가 직접 나서서 “이 사람을 처벌해 주세요”라는 명확하고 적극적인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따라서 고소는 피해 사실에 대한 단순 진술을 넘어서, 형사처벌을 원한다는 의사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법적 효력이 발생합니다.
2. 고발: 제3자의 사회적 감시
고발은 범죄의 직접적인 피해자나 범인이 아닌 제3자가 수사기관에 범죄 사실을 알리고 범인의 처벌을 요구하는 행위입니다. 이는 사회 구성원 누구나 공익을 위해 범죄를 신고할 수 있는 시민적 권리이자 의무로 볼 수 있습니다.
고발의 주체는 매우 다양합니다. 공무원, 시민단체, 언론기관, 내부고발자, 또는 범죄를 우연히 목격한 일반 시민 누구나 고발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뇌물 수수, 공금 횡령, 환경 오염, 식품 안전 위반, 대규모 기업 비리 등 사회적·공공적 법익을 침해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피해 당사자가 명확하지 않거나 불특정 다수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3자의 고발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고발은 피해 당사자가 직접 나서기 어려운 상황에서 특히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권력형 비리나 조직 내부의 범죄는 피해자가 보복이나 불이익을 우려해 고소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제3자의 고발은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 공정성을 회복하는 중요한 수단이 됩니다.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범죄라면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다만, 무고(허위 고발)에 해당하지 않도록 사실 관계를 명확히 확인한 후 진행해야 하며, 악의적이거나 근거 없는 고소, 고발은 오히려 고소인, 고발인이 형사책임을 질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누가 하든 결과는 똑같은 것 아닌가요?
수사가 시작된다는 점은 같지만, 사건 처리 과정에서의 권리에 차이가 있습니다. 고소인(피해자)은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항고나 재정신청을 통해 불복할 수 있는 권리가 폭넓게 인정되지만, 고발인은 일부 예외적인 경우(직권남용 등)를 제외하고는 불복 절차에 제한이 따를 수 있습니다.
한 번 취소하면 다시 할 수 없나요?
모욕죄처럼 피해자의 고소가 필수인 범죄(친고죄)는 한 번 고소를 취소하면 다시는 고소할 수 없습니다(재고소 금지의 원칙). 홧김에 취소했다가 영영 처벌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신중해야 합니다.
반면 제3자가 진행한 고발은 취소 후에도 재고발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랬다저랬다 한다”는 인상을 주어 수사기관이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고발 취소 역시 가볍게 결정할 문제는 아닙니다.
가족도 고발할 수 있나요?
형법상 부모나 배우자의 부모(직계존속)를 고소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제한됩니다. 한국의 전통적인 가족 윤리를 반영한 조항입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습니다. 가정폭력, 성폭력, 아동학대 등 중대한 범죄는 각각의 특별법이 형법보다 우선 적용되어 가족이라도 고소·고발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가족이라 신고 못 한다’고 지레 포기하기보다, 해당 사안이 특별법 적용 대상인지 법률 전문가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핵심은 ‘누가’ 신고하느냐입니다.
- 피해를 입은 내가 직접 처벌을 원한다면? → 고소에 해당합니다.
- 피해자는 아니지만, 이 범죄를 목격한 내가 처벌을 원한다면? → 고발에 해당합니다.
이 기준만 숙지하더라도 용어 사용의 혼동은 대부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결국 고소와 고발은 범죄 처벌 요청이라는 공통된 목적을 가지지만, 그 시작점이 당사자인지 제3자인지에 따라 절차의 이름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자신의 상황이 피해 당사자로서의 권리 행사가 필요한지, 아니면 시민으로서의 제보가 필요한 사안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하는 출발점이 됩니다.